공지사항공익법률센터 '농본'을 시작하며

2022-03-14

하승수입니다. 

21년 전 변호사 3년차가 되던 때에,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을 접었습니다. 2000년이었습니다. 

당시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하던 변호사들이 모이면, ‘단 한명이라도 상근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문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의 문제였습니다.

저도 변호사 사무실 운영과 시민단체 활동을 병행하면서 마음의 갈등을 겪던 터라, 당시에 함께 개업을 하고 있던 이상훈 변호사와 함께 참여연대에서 상근을 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서초동을 떠나던 날 트럭을 불러 짐을 싣고 안국동에 있던 참여연대 사무실로 가는데, ‘앞으로의 인생이 험난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저는 2년여동안 상근.반상근을 참여연대에서 했습니다. 저는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일을 했지만, 저 이후로 상근하는 변호사들은 최소한의 급여는 받고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노동, 인권, 환경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업변호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농촌에 오면서 느낀 것이, ‘농촌.농민.농사를 위한 공익법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농촌으로 밀려드는 폐기물, 송전탑, 대규모 축사, 온갖 환경오염시설로 농촌마을공동체가 위협받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치에서는 아예 이런 문제들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심지어 지자체 관료들의 머릿속에도 농촌과 농민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농촌.농민.농사를 옹호하고, 농촌 마을공동체를 지키려는 주민운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공익법률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년간 고민을 하다가, 일단 제가 시작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단순한 법률적인 지원을 넘어서서, 마을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무너져가는 농촌.농민.농사를 지키기 위한 법제도적인 해결책까지 같이 모색하는 '현장밀착형 지원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작년과 올해 초에 제가 돕던 2군데 정도 폐기물 매립장 반대운동이 일정한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면서, 이런 활동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더욱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봄을 맞아 본격적으로 추진을 해 보려고 합니다. 

이미 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도 발급받았고, 사무실로 쓸 콘테이너도 홍성지역의 폐기물매립장 반대 대책위원회에서 기증받기로 했습니다.

단체 설립을 위한 초기 종잣돈은, 제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집시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 3백만원을 단체에 기부하는 걸로 해서 마련됐습니다(김정진 변호사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콘테이너를 놓을 땅은 돌아가신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님과 인연이 있는 땅으로 하려고 합니다(인연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논 옆에 있는 3백평 정도의 땅인데, 실제 쓸 수 있는 면적은 150평 정도 됩니다.

땅 매입 자금 3천만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차입을 해서 이미 마련했습니다. 

땅은 단체 명의로 등기를 해서, 앞으로 쭉 일종의 ‘공유지’로 사용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그러나 비영리 공익법운동단체이다보니 후원을 통해 최소한의 운영비를 마련해야 할 것같습니다. 


후원은 아래 계좌를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CMS 후원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농촌, 농민, 농업을 살리는 일에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농본 활동소식을 자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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