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본활동<보도자료> 지난 겨울의 2800만 살처분, 심의기구는 유명무실했다

2022-03-14


지난 겨울의 2800만 살처분, 심의기구는 유명무실했다


1. <공익법률센터 농본>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2019년 이후 중앙가축방역심의회 심의자료를 공개받았다. 이 자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에 비공개한 것을 행정심판을 거쳐서 공개받은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에 비공개를 했다가 지난 7월 16일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하승수 대표가 행정심판을 제기하자, 뒤늦게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2. 작년에 조류독감이 발생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반경 3km 이내에서 무차별적인 예방적 살처분을 강행했다. 무려 2,800만 마리 이상이 죽임을 당했다. 이러한 살처분 방식에 대해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무시하고 살처분을 밀어붙였다.

그러자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구성되어 심의기구로서 역할을 해야 할 ‘중앙가축방역심의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중앙가축방역심의회는 “가축전염병 예방 및 관리대책의 수립 및 시행”, “가축전염병별 긴급방역대책의 수립 및 시행”, “가축방역을 위한 관계 기관과의 협조대책” 등을 심의하는 법정기구이다. 조류독감,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예방 및 관리대책, 긴급방역대책 등을 심의하는 중요한 기구인 것이다. 그래서 중앙가축방역심의회에는 수의(獸醫)ㆍ축산ㆍ의료ㆍ환경 등 관련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을 참여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3.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기구이므로 <공익법률센터 농본>은 중앙가축방역심의회의 회의록 등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이었다. 참고로 현재 중앙가축방역심의위원회는 총92명이고, 공무원 16명, 민간 76명(학계 34, 축산단체 11, 민간전문가 31)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공개받은 2019년 이후 중앙가축방역심의회의 심의자료를 검토한 결과, 2019년 이후 중앙가축방역심의회는 전체 회의를 단 한번도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회의체가 유명무실한 상태였던 것이다.

분과별 심의는 있었지만, 조류독감을 다루는 가금분과의 경우에는 2019년 이후 20차례의 심의를 모두 서면심의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령 농림축산식품부는 ‘중수본은 중앙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 했다’는 식의 발표를 했지만, 이것 역시 모두 서면심의였다. 코로나19 등의 상황이 있었다고 해도 줌회의 한번 열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지난 겨울 논란이 된 ‘3km 예방적 살처분’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 의한 제대로 된 토론조차 있을 수가 없었다. 오직 서면심의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4. 그리고 서면심의를 통해 진행된 심의결과를 봐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상정한 안건을 형식적으로 통과시키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의 중앙가축방역심의회 가금분과 서면심의 결과를 보면, 모두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안한 안건이 그대로 통과됐다.

5. 지난 2015년 정부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하여, 자문기구였던 가축방역협의회를 심의기구인 가축방역심의회로 변경하면서, 개정이유로 “현재 축산 및 수의 분야 전문가 중심의 자문기구인 가축방역협의회를 가축방역심의회로 개편하여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가축방역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심의하도록 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중앙가축방역심의회의 운영실태를 보면, 전혀 법개정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조류독감, 구제역 등 해마다 발생하고 있는 가축전염병에 대해 보다 근본적이고 전문적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가축방역대책심의회가 지금처럼 형식적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대표를 맡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는 “그나마 법에 의해 구성하게 되어 있는 심의기구조차도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왔다는 점에서, 기존에 이뤄졌던 가축전염병 관련 대책은 사실상 관료들이 결정해왔다고 봐야 한다. 말로만 전문가참여를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 자료공개를 계기로, 중앙가축방역심의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와 함께 기존에 이뤄졌던 예방적 살처분 정책에 대한 성찰과 대안모색 등이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공개받은 중앙가축방역심의회 가금분과의 2019년 이후 심의자료 원자료는 첨부파일로 붙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서면심의 결과를 요약한 것입니다.


<서면심의 결과 요약>

2020년-2021년 중앙가축방역심의회 가금분과 서면심의 결과



#살처분 #조류독감 #중앙가축방역심의회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