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 대표가 언론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윤석열표’ 용인 반도체 산단부터 재검토해야
호남 반도체 논란의 출발점은 잘못된 용인 국가산단이다
이재명 정부가 29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동훈, 유승민 등의 정치인들이 이를 맹비판하고 있다. “왜 호남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김용범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 등의 발언이다. 이들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그대로 추진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논리적 설득력이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호남으로 반도체 공장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라는 결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용인이야말로 전력도 없고 물도 없는 곳이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3월 15일 삼성이 들어갈 국가산단을 전력과 용수 공급 대책도 없이 덜컥 발표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덮어놓고 “용인은 그대로 추진하고, 그다음은 호남이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니 설득력도 없고 논의도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왜 윤석열이 저지른 엉터리 의사결정이었는지 살펴보자.
처음부터 전력과 용수가 부족했던 용인 산단
용인에 추진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단지는 1개가 아니라 2개다. 먼저 추진된 SK 일반산업단지는 문재인 정부 당시 확정됐다. 이 산업단지도 용수와 전력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용인에는 반도체 공장에 사용할 만한 수량이 없기 때문에 SK 일반산업단지에 필요한 용수는 여주보에서 끌어오는 것으로 했다. 전력은 더 심각했다. 경기도는 지금도 전력자급률이 60%대에 불과해 비수도권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수많은 초고압 송전선을 건설해 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짊어져야 했다.
그런데 SK 일반산업단지에 짓겠다는 반도체 팹 4기에는 원전 5기(5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했다. 그중 일부는 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짓고, 나머지는 동해안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을 통해 공급하는 것으로 했다. 이것도 매우 무리한 계획이었다.

그런데 2023년 3월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갑자기 원전 10기 분량(10GW)의 전력과 막대한 용수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발표했다. 이 국가산단에는 삼성이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선 발표, 후 대책’으로 추진된 국가산단
그렇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력이나 용수 공급 문제를 검토하고 발표했을까? 그럴 리는 없었다. 발표 이전에 전력과 용수 공급 대책이 검토된 흔적이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발표한 자리도 산업단지나 전력망 등을 심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비상민생경제대책회의’였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한마디로 전력 공급과 용수 공급 대책도 없이 대통령이 먼저 발표해 놓고 부처들을 독려한 것이다. 그래서 전력도 없고 물도 없는 용인에 원전 10기 분량의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추진되게 됐다.
그래서 졸속으로 마련된 것이 원전 3기 분량(3GW)은 천연가스(LNG) 발전소 6기를 산단 부지 안에 지어 조달하고(이것도 RE100에 역행하는 것이다), 원전 7기 분량(7GW)은 주로 호남의 재생가능에너지를 송전받아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이것이 지금 전남, 광주, 전북, 충남, 대전, 충북, 세종 등이 초고압 송전탑으로 뒤덮일 상황이 된 원인이다.
윤석열이 속도를 내라고 했으니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됐고 환경영향평가도 요식절차로 진행됐다. 더 심각한 것은 2024년 12월 3일 내란이 일어나 국가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국가반도체산업단지 계획이 승인됐다는 점이다. 2024년 12월 26일 윤석열이 임명한 장관들이 국가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해 버렸다. 내란의 와중에 일종의 ‘대못 박기’를 한 것이다.
이제는 ‘윤석열표’ 용인 산단부터 재검토해야
그러나 초고압 송전탑이 무수히 들어서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대 활동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비수도권이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 식민지냐”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지난 2월 전북 타운홀미팅에서는 전력도 ‘지산지소’가 원칙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것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논의의 배경이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가 이 문제를 용인 반도체 전면 재검토라는 정공법으로 풀지 않으려는 데 있다. 오히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인 반도체 산단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과거 경남 밀양에서처럼 초고압 송전탑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무력으로 진압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지금 추진되고 있는 34만5천볼트 송전선. 출처 : 한전
무엇보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하는 방식으로는 “왜 호남인가?”라는 질문을 설명하지 못한다. 호남에서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용인으로 모두 끌고 가려 하는데 어떻게 호남이 전력 공급의 적지가 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지금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윤석열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부터 재검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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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대표가 언론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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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윤석열표’ 용인 반도체 산단부터 재검토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