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릉에서 열린 지정폐기물매립장 공청회에 갔다가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강릉시 주문진읍에 무려 904만톤이나 되는 지정폐기물·사업장일반폐기물을 매립하겠다는 계획을 업체가 밀어붙이면서 개최된 공청회였다.
그런데 업체측은 ‘지정폐기물 등 산업폐기물이 얼마 나오지 않는 강릉시 주문진읍에 왜 매립장을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지역소멸 얘기를 꺼냈다. 주문진읍의 인구가 줄고 있고 강릉시 인구도 줄어드는데, ‘인구를 늘리려면 지정폐기물매립장을 먼저 유치해서 산업단지가 들어오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막힌 주장을 편 것이다.
사실 농촌은 소멸하지 않는다.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율이 높은 것일 뿐이다. 그것을 ‘지역소멸’이라는 단어로 부르는 것은 불편하다. 그렇게 따지면 대한민국이 소멸할 위기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출산율이 극도로 저하되고 고령화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고령화율이 세계 최고가 될 전망이다. 이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소멸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래서 소멸을 막기 위해 전 세계의 폐기물을 수입해서 폐기물을 매립하고 소각하자고 말할 수 있는가? 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유해시설이라도 받아들이자고 얘기할 수 있는가?"
하승수 농본 대표가 <한국농정>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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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들먹이며 농촌 팔아먹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