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통합’보다는 ‘작은 자치’부터 강화해야

2026-01-02

하승수 대표가 신문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농촌에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지역에 가 보니, 행정에서 파악하고 있는 빈집 숫자와 마을 이장님들이 파악하고 있는 빈집 숫자가 다른 듯했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어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빈집 실태조사를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정확할까? 당연히 마을 이장님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이 정확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빈집은 도시 지역에서도 늘어날 것이다. 이웃 일본은 이미 도시지역에서도 빈집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과제 중에 하나가 빈집 정비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빈집을 정비하기 위한 대책은 누가 수립해야 실효성이 있을까? 도청이나 시청ㆍ군청에서 빈집 정비계획을 수립한다고 해서 빈집 문제가 해결될까? 빈집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속을 받은 자녀들이 여럿이고, 집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다. 문제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자녀들이 빈집을 팔거나 임대하게 만들려고 해도 아는 사람들이 가서 얘기를 해야 한다. 빈집을 활용하려고 해도, 동네 실정에 맞는 활용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촌의 경우 빈집을 수리해서 귀농ㆍ귀촌인에게 저렴하게 공급하자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실행하려면 빈집 소유주를 설득해야 하고 빈집에 들어올 사람도 찾아야 한다. 관리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지역을 잘 아는 주민들의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 공무원들이 탁상에서 정책을 짠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닌 것이다.

빈집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지역소멸’ 운운하면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대책을 쏟아내도 잘 먹히지 않는 이유는 지역과 마을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법은 지역을 잘 아는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단위’로 자치를 해야 한다. 농촌의 경우에는 마을 단위로 자치를 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최소한 읍ㆍ면 정도의 단위에서 자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의 시ㆍ군만 해도 너무 넓다. 시ㆍ군 단위로는 주민참여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초지방자치단체 간의 통합을 대대적으로 밀어붙였던 일본에서도 주민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오히려 지역 활성화에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광역지방자치단체 간의 통합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그것은 혼란과 갈등,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일극집중이 문제라면, 기업과 사람을 분산시키는 정책을 펴야 하지, 행정통합을 추진할 일이 아니다. 충남과 대전의 면적을 합치면 서울 면적의 14.5배에 달한다. 그 넓은 지역을 서울처럼 만들겠다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그런 환상으로 졸속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나 지역 차원에서나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작은 단위의 자치’부터 강화하는 것이다.


기사 전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통합’보다는 ‘작은 자치’부터 강화해야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자 하승수 ⎮ 고유번호 410-82-86268

(32284)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장남로 668 2층

문의

전화  010-7904-0224

팩스  0504-334-1237

이메일  nongbon.office@gmail.com

ⓒ 공익법률센터 농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