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을 변론하면서 신간회 등을 통해 직접 독립운동에도 참여했던 김병로 선생은 일제 말기가 되면서 변호사 업무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일제의 탄압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생활도 당연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때 김병로 선생은 일가를 이끌고, 당시에는 농촌이었던 서울 창동으로 가서 농사로 자급자족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까지 챙겼다고 하니, 참으로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김병로 선생은 해방 후에 한민당에 참여를 했으나, 곧 거리를 두었다고 한다. 한민당이 농지개혁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만큼 농민들의 입장에서 농지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가혹한 착취에 항의하던 소작농들의 쟁의를 지원하기도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김병로 선생은 1920년대에 일어났던 대표적인 소작쟁의였던 ‘암태도 소작쟁의’를 무료변론하기도 했다. 당시에 암태도 소작농들은 소작쟁의 간부들이 구속되자 ‘아사동맹’을 결성하고 목포 법원 앞에서 6백명이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절박했던 것이다. 그 때 소작농들의 손을 잡은 변호사 중 한 사람이 김병로 선생이었던 것이다.
그런 김병로 선생에 관한 여러 일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갑산화전민 사건’ 현지조사에 관한 것이었다"
하승수 농본 대표가 <한국농어민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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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농·화전민의 편에 섰던 대법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