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부나방'처럼 뛰어드는 영리업체들...의료폐기물을 둘러싼 기이한 일들

2026-02-23

하승수 대표가 언론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최근 수도권의 생활폐기물이 비수도권으로 밀려들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는데, 수도권에는 생활폐기물을 소각할 공공소각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수도권의 생활폐기물이 비수도권의 민간 소각장으로 밀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심각한 문제이다. 자기 지역 쓰레기는 자기 지역에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발생지 책임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책 마련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2026년부터 직매립이 금지될 예정이었다면 당연히 미리 공공소각시설을 확충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앞으로 수도권에 공공소각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막연하고 뒤늦은 대책만 내놓고 있다. 직무유기와 직무태만이다.

몇몇 영리업체들의 돈벌이 수단이 된 폐기물
다른 한편으로는 생활폐기물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도권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 의료폐기물들이 비수도권 지역의 매립장, 소각장으로 밀려든 지 오래다. 중앙정부는 산업폐기물과 의료폐기물 처리를 거의 영리업체들에게 떠맡기고 있다. 이윤만 추구하는 대다수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소각장과 매립장을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혼란과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

폐기물처리사업 중에서도 특히 이윤율이 높은 사업은 매립장과 의료폐기물 소각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사업에 여러 업체들이 달려들고 있는데, 사모펀드들이 뛰어든 지도 오래다.

그러나 산업폐기물매립장은 대표적으로 '먹튀'가 우려되는 사업이다. 매립이 완료되면 30년간 사후관리를 해야 하지만, 업체가 부도를 내거나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사업은 당연히 공공이 책임지고 해야 함에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한편 의료폐기물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환경공단 작성)>에 따르면, 2024년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19만톤 수준으로 2023년 발생량 대비 5.0% 감소했다. 의료폐기물발생량은 2019년 24만톤을 기록한 이후에 등락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에 비하면 5만톤 감소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장 사전허가를 남발하는 환경청

이 정도면 의료폐기물소각장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에 이미 운영중인 의료폐기물소각장이 13곳 있고, 경북 포항시에 1개가 추가로 허가되어 설치중이다. 그렇다면 최소 14개의 의료폐기물소각장이 가동되게 된다. 소각장이 이미 충분한 데다가 의료폐기물 발생량도 줄어드는 추세라, 국가 차원에서 보면, 더 이상의 의료폐기물소각장은 불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인데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신규 의료폐기물소각장들이 무분별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리업체들이 기존 의료폐기물소각장 업체의 높은 순이익률(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20-30%대에 달함)만 보고 부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도 지방환경청들이 의료폐기물소각장 사전허가(폐기물관리법상 용어는 '적합통보'이다)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지방환경청들이 무려 9개의 신규 의료폐기물소각장에 대해 적합통보를 해 줬다. 2021년 이전에 해 준 것과 2025년 이후에 해 준 것을 합치면 10개를 훌쩍 넘는 의료폐기물소각장에 대해 사전허가(적합통보)를 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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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의료폐기물발생량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 더 이상의 의료폐기물소각장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 없다면, 이 모든 것은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이고, 사회적 비용만 발생시킬 뿐이다.

의료폐기물에도 발생지 책임 원칙이 적용되어야

아이러니한 것은 의료폐기물의 27% 정도(2024년 기준)가 발생하는 서울에는 의료폐기물처리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들은 전부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다. 상당량은 경북과 같은 비수도권 의료폐기물소각시설로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의 경우 3개의 의료폐기물소각장에서 경북지역 발생량의 7배 이상을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언급했듯, 지금 의료폐기물 처리를 둘러싼 상황은 혼란 그 자체다. 영리업체들의 무분별한 탐욕만 보일 뿐이다.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설사 의료폐기물소각시설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적정한 수준으로 적절한 입지에 설치되어야 한다. 그런데 영리업체들의 무분별한 신규 소각장 추진을 기후부는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또 지방환경청은 필요 이상의 의료폐기물소각장을 사전허가하는 바람에 비수도권 농어촌 지역에 엄청난 혼란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의료폐기물만이 문제가 아니다. 생활폐기물, 산업폐기물 모두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국가의 정책이 있는지도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이제는 폐기물정책을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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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나방'처럼 뛰어드는 영리업체들...의료폐기물을 둘러싼 기이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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