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높은 동네가 ‘좋은 동네’일까?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동네가 ‘좋은 동네’일까? 서울 강남의 고급아파트촌이 ‘좋은 동네’일까?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이웃들끼리 오순도순 사는 동네가 ‘좋은 동네’일까? 어떻게 보면 답이 뻔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스스로의 생각부터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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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서치가 2023년 12월에 실시한 외로움에 관한 조사결과를 보면, ‘최근 한 달 동안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응답자의 5%는 외로움을 ‘거의 항상’ 느꼈고, 14%는 ‘자주’ 느꼈다고 응답했다. 여기서 외로움은 단순히 주관적인 감정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받을 곳이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사회적 관계나 지지망으로부터 단절되었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953년 67달러에서 2024년 3만6624달러로 늘어났다. 5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행복하지 못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물질적인 풍요수준은 사회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불평등’과 ‘격차’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유대감’이다. 그리고 ‘삶과 행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감각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형성되고 있고, 단절과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공동체’이다. 가족이 가장 가까운 공동체로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족 다음으로 가까운 공동체는 ‘마을’인데, 대한민국에서 ‘마을’은 약화되고 있거나 미미하다. 농촌에는 과거부터 이어진 마을공동체 문화가 남아 있지만, 도시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도시지역에서는 ‘동’과 ‘통’이라는 행정단위가 있을 뿐, 삶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마을공동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농촌의 경우에도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있고, 이익을 둘러싸고 마을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일들도 많다. 그러나 희망의 근거가 없지는 않다. 도시지역에서도 의료, 돌봄, 교육, 보육, 환경, 문화, 경제와 일자리 등의 문제를 마을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농촌에서도 마을을 지키고, 마을을 활성화하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은 이런 활동들을 보장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마을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하승수 대표가 기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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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중시하는 사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