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실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힌트는 ‘정치=조정’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있다. 조정이란 “끝도 없고 어렵기 짝이 없는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내려는 시도”다.(31쪽) 그렇다면 누가 끝도 없는 문제에 천착하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바로 당사자, 시민이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시민이 모여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를 토론하는 것은 현실성도 떨어질뿐더러, 지속할 수도 없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시민인 우리가 구체성을 상실하지 않으면서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 즉 자치가 가능한 장소의 크기이다. “아주 작은 영토에서만, 사람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자신들이 무엇에 참여하는지를 알 수 있다.”(96쪽)
지난 2월 9일, 홍성에서 ‘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집담회’가 열렸다. 실종된 정치를 되살리고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이들은 ‘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풀뿌리 공동행동(약칭 읍면자치공동행동)’을 발족했다.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이 틈을 타 대전-충남, 대구-경북 행정 통합과 같이 우리에게서 정치를 더 먼 곳으로 탈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 집단의 자유는, 그들의 힘과 존재가 부인되지 않고 실제로 그들이 가진 힘과 존재만큼 국가 안에서 인정받을 때에만 성립한다.”(46쪽) 우리의 자유를 위해 정치를, 자치를 다시 보자.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장정우 활동가가 읍∙면 자치의 필요성을 말하는 기사를 기고했습니다.
기사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치를 옹호함